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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9 조선일보 / “절대 멈추지 않는 나라… 한국의 활기에 감명 받아”

 

“절대 멈추지 않는 나라… 한국의 활기에 감명 받아”

 

사이먼 스미스 英대사 인터뷰

“장밋빛 남북 관계 원점으로… 북한의 핵 포기 기대 안해”

 

김지원 기자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 대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스미스 대사는 “퇴임하면 아내와 영국 곳곳을 여행하겠다”고 했다. /김지원 기자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 대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스미스 대사는 “퇴임하면 아내와 영국 곳곳을 여행하겠다”고 했다. /김지원 기자

 

“한국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엄청나게 활기차고, 절대 멈추지 않는 나라(a country that never stops)’라는 겁니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만난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 대사는 본지 인터뷰 내내 한국의 ‘활기(energy)’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2018년 3월 부임한 그는 오는 24일 4년 임기를 마치고 영국으로 복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 그의 35년 외교관 생활을 마감하는 마지막 부임지였다. 스미스 대사는 “조금 더 젊었을 때 한국에 왔다면 어땠을까 생각했을 정도”라며 아쉬워했다.

 

스미스 대사는 “재임 기간 중에 한국의 독특하고 빠른 경제 성장을 직접 느꼈다”고 했다. “부임 전부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는데, 실제로 와보니 정말 모든 게 빠르게 돌아가고,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6·25 참전 용사들에게 현재 한국의 발전한 모습을 들려주면 다들 믿을 수 없다고 한다”며 “한 나라의 모습이 70년 세월에 변화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이뤄낸 나라는 흔치 않다”고 했다. 그는 “도전의 기회가 왔을 때 그걸 붙잡고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한국인의 핵심적 성향인 것 같다”고 했다.

 

스미스 대사는 “한국에는 훌륭한 자연 속에 깊은 역사가 녹아있는 장소들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20년 경북 안동에서 열린 퇴계 이황 선생 서세(逝世) 450주년을 기리는 추모행사에서 축사를 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근교의 도산서원, 부석사를 둘러보며 매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안동 방문을 계기로 영국과 경북 안동시는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재임 중에 2019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영국인 6·25 참전 용사인 윌리엄 스피크먼 병장의 유해를 안장했는데, 그날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국에 머물면서 곱창, 족발 등 외국인에게는 생소한 한국 음식에도 매료됐다. 그는 “족발을 특히 좋아하는데, 아내가 싫어해서 혼자 먹을 기회를 노려야 했다”며 웃었다.

 

스미스 대사는 대북 관계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2018년 3월 부임 당시만 해도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정상회담으로 ‘장밋빛’이었던 남북 관계는 그가 퇴임을 앞둔 현재 원점으로 돌아왔다. 스미스 대사는 “부임 당시는 북한으로부터 긍정적 신호를 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북한은 옛날 그대로의 낡은 북한이고 더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대할 수 없다”며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북한의 진정한 약속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우리가 효과적인 핵 억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미스 대사는 “은퇴 후에는 한국과 관련된 일은 일절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후임은 콜린 크룩스 전 주북한 영국 대사로, 남북 주재 대사를 모두 경험한 첫 영국 대사가 된다. 스미스는 후임으로 오는 콜린 대사에 대해 “북한의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이라며 “영국과 한국에 모두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