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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4 연합뉴스/ 참전용사가 남긴 선물…유엔기념공원에 생긴 특별한 벤치

 

참전용사가 남긴 선물…유엔기념공원에 생긴 특별한 벤치


그룬디씨 수양 손녀 박은정씨 기증…"벤치에 앉아 기억하길"

그룬디 씨 묘역이 보이는 자리에 설치된 벤치
그룬디 씨 묘역이 보이는 자리에 설치된 벤치

[재한유엔기념공원 관리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최근 특별한 벤치가 생겼다.

이 벤치는 지난해 11월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제임스 그룬디(영국)씨 묘역 인근에 설치됐다.

벤치에 앉아있으면 그룬디 씨 묘역이 보이는데 벤치 옆에는 '제임스 그룬디 씨를 기억한다'는 글귀가 새겨진 의자의 동판도 함께 설치될 예정이다.

이 벤치는 그룬디 씨 수양 손녀이자 유엔기념공원 직원인 박은정 대외협력국 국장이 사비 300만원을 들여 제작해 설치했다.

벤치 옆에 설치되는 동판
벤치 옆에 설치되는 동판

[박은정 유엔기념공원 대외협력국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은정 국장과 그룬디 씨의 인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당시 전사자 시신 수습 요원으로 복무한 제임스 그룬디 씨는 자신 손으로 수습한 전우를 묻으며 '다시 만나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년 자비를 들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유엔기념공원에서 근무하는 박 국장과 그룬디 씨는 2006년부터 자연스럽게 인연이 됐고, 둘은 할아버지와 수양 손녀 사이로 가까워졌다.

박 국장 결혼식에 그룬디 씨는 할아버지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하는 등 직계가족이 없었던 그룬디 씨에게 박 국장은 가족 이상의 의미였다.

그룬디 씨는 생전 남긴 기고문에서 "부산에 오면 항상 수양 손녀 집에 머무는데, 그녀는 전쟁에서 내가 경험한 것들을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설득하며 나를 세상 밖으로 인도한 인물"이라고 박씨를 추억했다.

그는 오랜 암 투병 끝에 지난해 8월 영국에서 숨졌다.

이후 박 국장이 유족 자격으로 유해를 국내로 봉환했고, 지난해 11월 그룬디 씨가 박 국장에게 남긴 유언에 따라 유엔기념공원에 그룬디 씨를 안장했다.

박은정 국장(오른쪽 첫번째) 가족이 지난해 11월 열린 제임스 그룬디씨 안장식에서 유족 자격으로 헌화하고 있다.
박은정 국장(오른쪽 첫번째) 가족이 지난해 11월 열린 제임스 그룬디씨 안장식에서 유족 자격으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 국장은 이 벤치는 자신이 기증했지만, 그룬디 씨가 유엔기념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남긴 선물이라고 설명한다.

박 국장은 24일 "평소 한국과 유엔기념공원을 사랑했던 그룬디 할아버지 뜻을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많았다"며 "유엔기념공원과 자신의 묘역을 찾는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게 할아버지가 남긴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벤치를 기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저와 가족이 이 벤치에 앉아서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면서 "많은 사람이 이 벤치에 앉아 쉬며 할아버지 묘역을 바라보고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동료 묘역 둘러보는 제임스 그룬디씨

 

동료 묘역 둘러보는 제임스 그룬디씨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