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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인들 누구나
유엔참전용사의 희생에 감사하고 추모할 수 있습니다.

언론보도

유엔기념공원과 관련한 신문, 잡지 등의 "언론 보도기사 모음" 입니다.

2006.05.22 국제신문/[독자의 생각] 잊혀 가는 은혜

국제신문 [독자의 생각] 잊혀 가는 은혜



유엔기념공원에 잠들어 있는 유엔군들은 우리와 무슨 인연이 있었기에 젊은 나이에 한국전쟁에 목숨을 바쳤는가. 2차대전이 끝난 뒤 세계 각국은 전쟁의 아픔을 절감하고 새로운 국제 질서 속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자 유엔을 창설했다.

한국전쟁은 이런 새로운 질서에 도전한 첫 사례이다. 이 전쟁에서 참전 16개국과 의료지원 5개국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아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 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공산화 되었을 것이고 우리들 자신은 어떻게 되었을 것인지 추측하기 어렵지 않다.

나는 어릴 때 전쟁이 끝났는데도 부모님이 알루미늄 궤짝에서 가끔 옷을 꺼내 햇볕에 말리는 것을 보았다. 공산군이 부산까지 점령하고 전쟁을 끝냈다면 어쩌면 그 때 부모님을 따라 일본으로 피란했을지도 모른다. 이국 땅에서 나라 잃은 국민의 서러움과 차별을 얼마나 받았겠는가. 그러나 그것만 해도 다행이었을 것이다. 일본 피란에 실패했다면 지금까지 공산치하에서 어느 집단농장이나 공장의 노동자로 연명하고 있을 것이 아닐까 싶다. 적당한 아파트에서 끼니 걱정 없이, 승용차로 고향도 가고, 가끔씩 야외나들이나 가족외식은 상상이나 되겠는가.

유엔기념공원에 영면하고 있는 군인들은 유엔의 이름으로 참전하기로 결정한 그들 나라의 방침에 따라 한반도 전선에 파병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당시에 나라의 부름을 받고 그 명령에 복종한 그들에게는 애국과 세계평화와 인류애를 실천하는 길이었을 것이다. 비록 다른 나라 땅에 뼈를 묻는 운명이었지만 말이다. 그들의 목적 중의 하나인 한국 방어는 실현되어 그 뒤 나날이 발전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한국이 그 때 공산화되었다면 짧은 기간 내에 국가번영의 세계적 성공사례가 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한국의 생존과 자유, 평화 그리고 경제발전을 가능케 한 유엔군의 희생을 어떻게 보답할 것인가. 보답은커녕 우리들은 그 은혜를 점점 잊어가고, 정치, 사회적 분위기가 그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상과 이념을 제쳐두고라도 목숨 걸고 도와준 나라가 번영하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는 한국방문 참전용사들의 보람된 표정에서 우리가 그동안 잊어왔던 다른 한 면을 보게 된다. 이제 그 은혜를 잊지 말고 곱절로 그들을 도와줄 길을 찾는 것이 우리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하는 것이다.

김순봉·유엔기념공원 관리차장